1931년 10월 삼천리에 발표된 <서투른 도적>은 일제 강점기 수탈로 빈곤해진 하층민의 실상과 그로 인한 타락을 지켜보며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지식인의 내면 갈등을 잘 보여준다.
이 작품은 손주에게 쌀밥 한 그릇을 먹이고 싶은 가난한 할멈의 서툰 도둑질을 통해 사회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 모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중산층의 의식을 일깨워야만 한다는 반성을 내포하고 있다.
작가소개
현진건[玄鎭健] (1900.8.9 ~ 1943.4.25.) 호 빙허(憑虛). 1900년 대구에서 출생하였다. 일본 도쿄[東京] 독일어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상하이[上海] 외국어학교에서 수학하였다. 1920년 《개벽》지에 단편소설 《희생화》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등장, 1921년 발표한 〈빈처(貧妻)〉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며 《백조(白潮)》 동인으로서 《타락자(墮落者)》·〈운수 좋은 날〉·《불》 등을 발표함으로써 염상섭(廉想涉)과 함께 사실주의를 개척한 작가가 되었고 김동인(金東仁)과 더불어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가 되었다.
특히 전기 작품들은 대부분 지식인의 관점에서 시대의 어려움과 절망을 그리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빈처〉, 〈술 권하는 사회〉 등이 있다. 그러나 후기로 갈수록 하층민의 관점에서 암울한 현실과 고통받는 그들의 삶을 사실주의적 기법으로 보여준다. 〈운수 좋은 날〉이 대표적인 작품이며, 그 이후의 작품들이 동일한 경향을 보인다.
《시대일보》·《매일신보》의 기자로 근무하였고 1935년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일장기 말살사건으로 1년 간 복역하고 신문사를 떠났다. 작품에 〈술 권하는 사회〉·〈할머니의 죽음〉·〈지새는 안개〉·〈까막잡기〉·〈사립 정신병원장〉 등 단편이 있고, 《적도(赤道)》·《무영탑》·《흑치상지(黑齒常之)》(未完) 등 장편이 있다.